사랑의 시.



1.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내게도 사랑에 대한 개똥철학이 하나 있다. 사랑은 깊이가 아닌 방식의 문제이며, 사랑은 오직 그 방식을 올바르게 실천할 수 없는 사람에게만 허용되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사랑은 능력이다.

제대로 사랑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사랑은 종종 끔찍하다. 어떤 이는 사랑 때문에 상대방의 머리통을 망치로 내려치고,  어떤 이는 사랑 때문에 수천통의 메세지를 보내 스토킹을 한다. 그것이 올바른 사랑은 아니나, 거기에 어떤 사랑의 마음이 있는 건 분명하다. 

사랑에 무슨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은 아니기에 종종 그런 끔찍한 사랑들이 눈에 띈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할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얼마나 깊게 할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일 것이다. 


2.

옛날 중국의 한 도시 외곽에 구걸로 살아가는 꼽추가 있었다. 이 꼽추는 흉측한 외모 탓에 더욱 괄시를 받아야했다. 하루는, 여느 때처럼 구걸을 하는 그에게 아이들이 다가와 장난으로 돌팔매질을 했다. 잘못 날아든 돌 하나가 꼽추의 이마를 깨버렸고, 아이들은 놀라 달아났다.
 
피 흘리며 쓰러진 그를 가여이 여긴 여인 하나가 집에 그를 데려가 따뜻한 국을 먹이고 몸을 씻기고 침상에 재웠다. 그날 밤 꼽추는 여인을 목 졸라 죽였다. 그는 아침 일찍 관헌에 스스로 출두해 죄를 고백했다. 아침이 와서 그 여인이 예의 그 상냥한 목소리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한 뒤, 꼽추는 스스로 혀를 깨울어 자진했다.
 


3.

"나는 사는 내내 사랑을 갈망했다. 처음엔 소녀로서, 나중엔 여자로서. 나는 내가 사랑을 원하고 기대하는 것이 온당치 못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원했다."
 
 - 리사 시, 설화와 비밀의 부채



by 淸春 | 2011/08/21 23:35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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